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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언제까지 하락하나(26.02.06)

오늘주식 2026. 2. 6. 21:08

 

 

이번 8거래일 연속 하락은 (1) 소프트웨어·AI 섹터 전체 폭락, (2) 오라클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와 그에 따른 부채·자금조달 우려, (3) 직전 분기 실적 이후 기대치 조정과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입니다.

 

펀더멘털(특히 클라우드·AI 수요) 자체는 아직 훼손됐다기보다는, “좋은 스토리 → 숫자로 증명해봐라” 국면으로 바뀐 상황에 가깝습니다.

 

향후 1년은 높은 레버리지 + 거대한 AI CAPEX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실적이 좋아도 주가 변동성이 계속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주가 흐름 정리

2월 4일 기준으로 오라클 주가는 약 140달러(139.98달러) 수준까지 빠졌고,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약 23%를 잃은 상태입니다. 이번 8일 구간은 2002년 이후 최악의 8거래일 수익률이었고, 올해 들어서만 약 28% 하락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2025년 9월 사상 최고가(328달러대) 대비로는 약 56% 하락한 상태라, 단순 조정이 아니라 “AI/소프트웨어 버블 디플레” 수준의 디레이팅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완전히 ‘오버슈팅 하락’ 구간으로 들어간 상태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하락 원인 ① 섹터 전체 소프트웨어·AI 리레이팅

‘Claude Crash’로 불릴 정도의 소프트웨어 섹터 붕괴

소프트웨어 대형주들을 모아놓은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IGV)는 2025년 9월 고점(약 118달러)에서 2026년 2월 초에 85달러 이하까지 밀리며 약 28% 폭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IGV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약 20% 가까이 빠졌고, RSI가 19까지 떨어지는 등 2011년 이후 가장 심한 ‘과매도’ 신호가 나올 정도로 투매가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일즈포스, 인튜이트, 어도비 같은 대표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팔란티어·오라클 같은 대형주도 고점 대비 25~56% 수준의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잡아먹는다”는 내러티브

시장의 내러티브는 꽤 직설적입니다. “과거 10년간 세상을 먹어치운 건 소프트웨어였는데, 앞으로 10년은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식의 공포입니다.

 

실제로 리포트들에서는, 기업들이 기존 라이선스/서브스크립션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대신, AI 에이전트·AI 오토메이션으로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라클 입장에서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온프레미스 SW 비즈니스 가치에 대한 디스카운트와, 새로운 AI 클라우드 인프라 비즈니스에 대한 불확실성(수익성, 회수 기간, 경쟁 심화)이 동시에 시장에 반영되는 국면이라, 섹터 베타(IGV 폭락) + 종목 알파(개별 이슈 부정적) 둘 다가 주가를 압박한 상태입니다.

 

하락 원인 ② AI 인프라 투자와 자금조달(부채·희석) 우려

2026년에만 450~500억달러 조달 계획 발표

2월 1일, 오라클은 2026년 한 해 동안 450~500억달러를 부채·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돈은 대부분 추가 데이터센터·GPU 인프라 등 AI/클라우드 인프라 CAPEX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서 며칠 뒤, 25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한 번에 실행했고, 이는 올해 계획된 채권 발행의 대부분을 한 방에 처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뉴스 이후, 채권시장은 “올해 추가로 여러 번 나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줄어든 덕에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 좁혀졌지만, 주식시장은 정반대로 ‘이 정도면 레버리지·희석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판단한 분위기입니다.

 

부채 축적과 OpenAI 의존도에 대한 의심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 주가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부채 급증 우려 때문에 압박을 받아왔고, 9월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태였습니다.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건, OpenAI와의 약 3,000억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입니다. 이 딜이 오라클의 남은 계약(RPO)을 급격히 키운 대신, OpenAI가 아직 본격적인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이렇게 거대한 CAPEX를 선(先)집행해야 하는 구조에서 “정말로 전액이 매출·현금으로 돌아올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마켓워치 기사에서도, “OpenAI가 약속한 클라우드 사용량을 실제로 이행하고,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채권자 소송·애널리스트 다운그레이드 등 신뢰 훼손 이슈

1월에 제기된 채권자 소송과 애널리스트들의 연쇄적인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2026년 초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언급됩니다.

 

채권자 소송: 2025년 9월 발행한 180억달러 규모 채권 관련해서, “당시 오라클이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부채 조달(추가 380억달러 대출 등) 계획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집단소송이 1월에 제기되었습니다.

 

실적 이후 여러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고, 일부는 “AI CAPEX 속도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다”, “현금흐름으로 뒷받침되는지 지켜봐야 하는 ‘쇼 미 스토리(show-me story)’다”라는 톤을 사용했습니다.

 

시장에서 보면, “성장 기업”이 아니라 “부채를 동원한 인프라 플레이”에 가까운 이미지가 강해진 게, 밸류에이션 멀티플에 큰 디스카운트로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락 원인 ③ 실적 이후 기대치 조정과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EPS는 나쁘지 않았지만, 매출·가이던스가 AI 붐이 만들어놓은 초고성장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는 인식이 퍼졌고, 그 와중에 CAPEX와 부채는 더 공격적으로 늘어나니, “숫자가 따라오기 전까지는 멀티플을 낮게 봐야 한다”는 쪽으로 시장이 돌아섰다는 것입니다. 결국 2025년 9월까지의 주가에는, OpenAI 3,000억달러 딜과 대형 클라우드·하이퍼스케일러들과의 협력, 폭발적인 RPO 성장 등에 대한 “장밋빛 스토리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붙어 있었고, 2026년 들어 그 프리미엄을 빠르게 회수하는 과정에서 지금 같은 폭락이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 펀더멘털 vs 재무구조 vs 주가

사업 펀더멘털(클라우드·AI)

AI 인프라·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수요 자체는 매우 강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오라클은 OpenAI, 메타,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을 잡으면서, RPO(잔여 수행의무, 사실상 장기 백로그)가 역사적 고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RPO를 얼마나 빠르게·수익성 좋게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이고, 여기에 시장의 의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즉, 탑라인 성장과 수주잔고 스토리는 여전히 강하지만, 마진/현금흐름·회수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재무구조·현금흐름

앞으로 1~2년 동안 오라클 주가를 가장 크게 좌우할 변수는 재무구조와 CAPEX 트랙입니다. 오라클은 2026년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 등급을 유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26년 회사채 발행은 올해 안에 한 번의 대형 딜로 끝내겠다고 밝히며,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을 다소 낮추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2025년에 대규모 채권 발행을 했고, 2026년에 추가로 450~500억달러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 공식화되면서, “현 시점에서의 실질 레버리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앞으로 2~3년간 FCF로 커버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습니다. 채권자 소송까지 겹치면서, 지금의 고레버리지·고CAPEX 전략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을 경우,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추가 증자, 자산 매각 등) 가능성도 시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주가·밸류에이션 관점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면 고점 대비 56% 조정, YTD -28% 등 수치만 보면 가격 측면에서는 분명히 많이 두들겨 맞은 상태입니다. 섹터(Beta) 측면에서는, IGV가 28% 조정을 받으면서 소프트웨어 전반이 베어마켓 구간에 진입했고, 기술적 지표상 과매도 신호가 강하게 나온 상황이라,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구간에 와 있습니다.

 

다만 개별 종목(Alpha) 측면에서 오라클은 AI CAPEX·부채·OpenAI 집중도라는 구조적 리스크, 채권자 소송·애널리스트 다운그레이드 등 때문에, 섹터가 반등해도 상대적으로 언더퍼폼할 가능성을 시장이 프라이싱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시나리오별로 본 중기(1~3년) 전망

(1) 베어 시나리오 – “AI CAPEX 과속 + OpenAI 리스크 현실화”

 

전개 가정:

  • 글로벌 금리가 다시 긴축·고금리 국면으로 돌아서며, 장기 인프라·AI CAPEX 스토리들에 대한 할인율이 더 올라가는 경우
  • OpenAI 또는 주요 대형 고객들의 실제 클라우드 사용량·결제 능력에 의문이 커지고, 일부 계약 리프라이싱·축소 이슈 등이 불거지는 경우
  • 오라클의 FCF가 CAPEX와 이자비용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해, 신용등급 하향 혹은 추가적인 주식 발행(희석) 우려가 부각되는 경우

 

이 경우에는,

  • 밸류에이션 멀티플(PSR, EV/EBITDA 등)이 한 번 더 크게 디레이팅될 수 있고,
  • 주가는 장기간 박스 혹은 추가 저점 갱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라클이 “성장주”가 아니라 “고레버리지 인프라/통신주 비슷한 디스카운트 멀티플”로 재평가되는 그림입니다.

 

(2) 베이스 시나리오 – “고성장+고CAPEX를 시장이 서서히 소화”

 

전개 가정:

  • AI/클라우드 인프라 수요는 계속 강하고, 오라클의 분기별 매출·클라우드 성장률이 시장 기대 수준(연 20~30%대) 안팎을 유지
  • EBITDA·영업현금흐름 증가,
  • 일부 CAPEX 속도 조절,
  • 자산 매각·파트너십 구조 등을 통해
  • 순레버리지(순부채/EBITDA)가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
  • 신용등급은 Investment Grade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대형 희석(증자) 없이도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신뢰가 쌓이는 경우

 

이 경우에는,

  • 지금 수준에서 추가 디레이팅보다는, “숫자 확인 후 천천히 멀티플 회복” 구간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섹터가 회복될 때 오라클도 동반 반등하되, MSFT·AMZN 같은 최상위 플레이어보다 멀티플이 낮게 유지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3) 불 시나리오 – “AI 인프라 대박 + 레버리지 소화 성공”

 

전개 가정:

  • OpenAI, 메타, 기타 하이퍼스케일러와의 대형 계약들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매출·현금흐름으로 전환
  • CAPEX 피크아웃 이후, 데이터센터·GPU 투자 속도가 둔화되고, 매출 증가로 마진이 레버리지되며, FCF 마진이 빠르게 개선되는 그림
  • 신용등급 우려가 완화되고, 오히려 “AI 인프라 캐시 카우” 스토리가 시장 컨센서스가 되는 경우

 

이 시나리오에서는,

  • 오라클이 다시 고성장 클라우드/AI 인프라 플레이어로 리레이팅될 수 있고,
  • 현재 수준에서 장기 멀티플 확장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그림은 OpenAI 및 핵심 고객들의 비즈니스 성과와 AI 시장 전체의 수익화 속도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 리스크입니다.

 

정리

단기(향후 수개월)

섹터 과매도 + 종목 과매도 구간이라, 뉴스 한두 개만 긍정적이면 기술적 반등(숏커버 포함)이 나올 조건은 충분합니다. 다만 레버리지·CAPEX·OpenAI 의존도라는 구조적 이슈가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반등이 나와도 상단에서 재매도·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큽니다.

 

중기(1~3년)

오라클은 이제 “전통 SW + AI 인프라”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니라, “고레버리지 AI 인프라 벳”에 더 가까운 종목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수요가 실제 매출/현금으로 입증된다면 재평가 여지가 크지만, 그 과정에서 레버리지가 발목을 잡을지, 아니면 레버리지가 레버리지(이익 레버리지)를 만들어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